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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창동 감독의 <시>.........오늘밤은 이 영화 한번 보시고 주무실까요~~~貧者마음 2017. 10. 2. 08:08
2010년 작품입니다.
인생은 그다지 아름답지가 않아.....
66세 미자는 이혼한 딸이 맡긴 중학생 손자와 단둘이 허름한 아파트에서 간병인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하지만 꽃 모자, 프릴치마로 치장하고
사뿐한 걸음으로 동화 속 요정처럼 산다.
미자가 ‘시 강좌’ 수강신청을 할 무렵 힘겨운 일들이 생긴다.
알츠하이머 병이 미약하게 시작되고,
간병하는 돈 많은 할아버지가 비아그라를 먹어가며 자기랑 한 번만 자달라고 애원하는 걸보고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투신 자살한 여학생 성폭행 사건에 손자가 가담한 것을
알게 된다.
평소 신앙을 가진 이들이 말하곤 했다.
주님은 한쪽 문을 닫을 때 동시에 다른 쪽 문을 열어놓는다고.
그래서 미자는 ‘시’를 배우게 된걸까....가해자 6명....
각자 500만원씩 내어 3000만원으로 죽은 여학생 부모와 합의를 시도...
사과 한마디없이 사건을 묻으려한다
사건이후도 별 느낌도 없이 게임을 하고 있는 손자에게
죽은 여학생의 사진을 식탁에 올려놓아 보지만 별 반응이 없다.
결국 손자 합의금으로 그 병든 노인과 잠자리를 하고
500만원만 주세요.....
돈을 받고 샤워를 하며 오열을 한다
삶은 그리 아름답지 않아....
시는 전개가 아니라 함축이며분출이 아니라 절제다
죄의식을 모르는 수컷들의 세계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미자.병든 이의 몸을 연신 씻겨내는 미자.
손자의 때 낀 발톱을 정성스레 깎아주는 미자.
더러움을 벗기고 어여쁨을 보려는 미자.
마지막 장면에 절절한 아네스의 시를 읊음으로
이창동 감독의 <시>는 끝이 난다
시를 더 이상 읇지 않는 단절된 세상. 시로 인간관계를 복원하다.
마지막 장면
미자는 죽은 여학생의 세례명 아네스에게 보내는 시를 읊는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노력하던 양미자가
한 편의 시를 쓰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 세상의 추함까지도 껴안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시"라고 설명했다.
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고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 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당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출처 : 5670 아름다운 동행글쓴이 : 나온유 원글보기메모 :'貧者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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